...
힘든 일과를 끝내고 저녁식사로 하루를 마감한다..
방으로 돌아와서는 신년목표로 세운 줄넘기를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푼다..
그리고는 생활관 앞 공중전화박스로 걸어간다..
외울것도 별로 없는 군대에 오래있어서 그런지 번호도 한번보면 머릿속에 오래남는다.
수화기를 들고는 버튼 하나하나를 누른다.
사이사이- 호구사오
뚜루루... 뚜루루... 뚜루루...
수화기 건너편은 조용하다.
벌써 어두워진 밤..
고요한 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공중전화박스, 어둠을 밝혀주는 등불, 그리고 수화기...
고객님이 전화를 받ㅈ...... 뚝...
바쁜가 보네..
사회에서라면 워낙 할일이 많을테니..
전화기를 쳐다보고는 추워서 아파오기 시작하는 손끝을 호호거리며 생활관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저녁 점호를 마치고는 다시 용기내어 공중전화로 걸어간다.
투벅투벅..
밖으로 나오니 공기가 아까보다 더 사납고 매섭게 춥다..
하... 한숨부터 나온다..
이런 추운날 여기에 있는 나를 되돌아보게된다.
다시 수화기를 들고 번호를 두들긴다.
사이사이-오구사오
뚜루루... 뚜루루.. 뚜루루...
신호음이 반복 될수록 희망의 불씨는 점점 꺼져만 가는 느낌이다..
고객니ㅁ... 뚝...
하..
그렇게 쓸쓸히 방으로 돌아가 침대에 앉는다.
사회에 있는 사람이 뭔 죄야
군인인 내 잘못이지 뭐,
스스로를 질책하며 침대에 누워 어두운 방의 천장을 쳐다본다..
스르르 눈커풀이 감긴다.
그러면서 옆으로 흐르는 작은 물줄기는 아무도 보지 못했겠지...
- Unknown